비행일지/Daily2010/04/18 22:46
나도 이곳에 내가 왜 있는지 모른다..
대충 나와 비슷한 다른 어떤 이들은 이런곳이 아닌 자유로운 곳에서 삶의 진리를 제대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들어본적은 있다..그곳을 꿈꾸며 잠들곤 하지만 아침엔 여전히 사파리다..

사자들은 항상 무리를 지어 엉켜다닌다..
철저한 아래위의 위계질서와 무리의 서열..먹이를 먹는 순서와 그들의 시스템..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다..

호랑이 혼자서는 좁은 사파리내에서 구역을 유지한다는것이 힘들다..
조금만 어슬렁 거렸다가는 이내 사자들이 달려들어 훼방을 놓는다..
그러나 다른 어떤 호랑이들도 도와주지 않는다..
우리는 원래 이렇다..

그러나 그들만이 영역을 유지하는것이 못마땅했던지라 죽을힘을 다해 싸웠다..
나도 저 볕이 잘들고 주변을 내려다 볼수 있는 커다란 암석위가 좋기때문이다..
사람들이 우리를 떼어놓기위해 마취총을 들고 지프차를 타고 달려오기까지
정신을 놓고 싸웠다..하지만 마취총은 너무 싫다..항상 마취총은 호랑이에게만 쏜다..
맞게되면 한동안 콘크리트 바닥의 독방에 있어야한다..
나는 싸움을 멈췄다..그러나 사자는 멈추지 않고 내게 달려들었고..
마취총은 여지없이 나에게 꽂혔다..

몽롱한 기분으로 깨어나자 사람이 앞에 있었다..그가 말했다..
"사자들의 생활방식속으로 들어가보는건 어때?"
"저는 호랑이 입니다.."
"이곳은 사파리니까 이곳의 규칙에 따를 필요가 있어"
"저는 이곳에 원해서 온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너에겐 다른 선택권이 없지"
"그러면 전 계속 싸워서 제 구역을 만들겁니다"
"그렇다면 넌 계속 마취총을 맞게될거야"
"왜 저에게만 쏘는겁니까?"
"넌 혼자면서..무리를 헤치고 있으니까"
"전 호랑이입니다"
"이곳은 사파리야"

상처가 쓰라리고 아려와 한참을 핥았다..
창살 사이로 은은한 햇볕이 내려온다..
내가 호랑이임을 인정하지 않는 이곳이 싫고..
사자들의 저 습성이 싫다..
그들은 그들 무리내에서도 분파를 나누고 구역을 나누고..
서로 헐뜯고 물어뜯는다..
난 아마도 이곳에서 나가면 또 싸우게 될거다..
난 사자들과 이 사파리가 정말 싫다..

Posted by 대륙횡단참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