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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8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비행일지/Daily2009/10/08 02:36
너무 힘들다..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그래도 예전에는 어떻게든 됐었다..
근데 지금은 발버둥을 쳐도 안된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기댈 곳이 없다..기대지 않으면 나자빠지는데 기댈곳이 없다..
텅텅 비어있다..그나마 옆에 있어보이는 것도 기댔다간 아스라져버릴것 같다..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붙잡고 일어설만한게 아무것도 없다..
주변이 다 모래벽처럼 와르르르 모두다 무너져내리고 디디고 있는 발아래조차
서서히 꺼져내려간다..이리저리 쿵쿵 부딛히고 쓸리고 까져도 바보처럼 웃으면서 일어나던 가슴속의 나마져 죽어버린것 같다..아..정말이지..아무나 붙잡고 울고 싶다..

엄마는 강했다..엄마는 자신이 항상 강하다고 했다..
내 앞에서 항상 강하게 보이려 노력했다..
자신보다 두배는 될듯한 남자들과 싸워가며 모든것을 지키고 나를 보호했다..
그런 엄마도 울때가 많았다..아무것도 모르는 조그만 나를 안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냐며
펑펑 울었다..그때마다 내 가슴속에서 점점 책임감과 강한 스스로에대한 열망이 자랐다..

엄마에게 힘든 얘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괜스레 잘못 기댔다간 힘든 나에게 당신의 고통이 전가될까봐
말도 않고 꽁꽁 싸매고 쓰러져가며 살아갈 사람이기에..
엄마도 나처럼 질수도 없는 짐을 짊어지더라도 옆에 함부로 기댈 사람이 아니란걸 알기에
오히려 걱정스러웠다..내가 기댐으로써 엄마가 더 큰 고통과 무게를 가질수 잇다고생각했다..
그래서 밝은척 잘지내는척 했다..다 잘될거라고..걱정말라고 했다..

있으니만도 못한 존재라면 차라리 없는게 나은거겠지만..
그사람의 빈자리 덕택에 정말 많은걸 감싸 안으며 살아왔다..
모든걸 혼자 해내야했다..혼자서 살아가는법을 터득하고 혼자서 버티는 법을 터득해 나갔다..
내옆에 기댈곳이 없어도 나혼자 꿋꿋이 버틸수 있을만큼 나를 강하게 다져야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내 주변 모든것들이 나를 붙들고 버틸수 있도록 강해져야한다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기댈때면 내 힘을 다해서 붙잡아 줬다..힘이 되어주고
도움이 되어주려 노력했다..언제든 뒤돌아서면 내가 손내밀고 있다는 믿음으로
그들이 편안해졌으면했다..만용과 오기로라도 버티고 또 버텼다..
등뒤에선 핏줄이 터져나가도 앞으론 웃으며 손 내밀었다..
그래도 그때는 버틸만햇다..그들이 위안삼고 힘을 내는것을 보며 나도 괜스래
더욱 힘을 내곤했다..그들에게 내가 힘이 되었다는 사실에 내 존재의미와 동기부여를 가졌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인연의 한계에 따라..사람들이 하나둘 떠날때마다 큰 상처를
받았음에도..다가올 사람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고..힘이 되어주려 노력했다..
그들이 고마움은 커녕 내 존재조차 잊고 떠나더라도 재빨리 잊으려 노력했다..
한순간의 섭섭함으로 그동안의 내 모든걸 폄하하고 모욕하며 떠나더라도..
다시금 사람을 믿고 다가섰다..

근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대충 내가 나이를 먹어가며
내 주변에도 머리 큰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갈 무렵부터였던것 같다..
사람들은 아무 조건없이 손잡아주는 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자신들 필요할때에만 나를 찾았다..내가 어떨지..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이익과 손해에 얽혀 돌아가는 차가운 세상에 노출되기 시작한거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내쳤고..그때마다 나는 사람을 믿음에 있어서
주저하기 시작했다..아주 조금씩..알듯모를듯 작은 부분부터 그렇게 난 지쳐갔다..

사람의 순수한 감정과 진심을 짓밟는 그들이 잘못이라며 꿋꿋이 버티려 애썼다..
언제나 정의가 이겼던 슈퍼맨 시리즈처럼 끝내는 나를 인정하고 내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 손을 맞잡아줄 사람들이 나타날것이라 믿으며 살았다..
근데 달이 갈수록 해가 갈수록..나라는 존재는 이리저리 떠밀려 내동댕쳐지기 일수였고..
점점더 철저하게 저울질 되어갔다..난 그렇게 내 존재와 내 가치관에까지 의문을 품게되며
상처투성이가 되어갔다..

그 즈음부터인가..내눈에 자꾸만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고 아끼며 다독여주고 누구보다도 먼저 상대방을 먼저 떠올리고
누가 조금, 누가 많이 이런 팽팽한 줄다리기와 저울질이 없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이었다..지금껏 한번도 제대로 그런걸 해본적이 없던 나를 발견했다..
많은 기대를 갖기 시작했다..그들이 쳐다보는지도 모른채 한참이나 넋을 놓고
멍하니 부럽게 바라보면서..'사랑'이라는것에대한 기대를 쌓아갔다..
사람들에대한 믿음을 잃어갈수록..이용가치라는 잣대에의해 유린될수록..
편하게 갖고 놀수 있는 사람이라 여겨 내동댕이 쳐질수록..
그 기대는 커져갔다..그러면서 내가 생각하던 정의가 이기는 세상이 아님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내 스스로 오히려 어떤면을 강하게 해야하는지 깨우쳐 나가기 시작했다..
냉철하게 세상의 잣대에 내 칼을 갈기 시작했다..강자에게 비굴하고 약자에게 강한 그들에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를 감쌀줄 아는 나의 그 "정의"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기위해
강자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 삶에 있어서 내 옆에 동반자가 되어줄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함을 가슴깊이 느꼈다..
이런 세상에서..내가 유일하게 편하게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
내 상처의 의미와 나라는 사람과 내 사랑을 알고..유일하게 믿어주고 토닥여줄사람..

 
Posted by 대륙횡단참새